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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매·살처분 압박…철원 농가 “일방적 희생 강요”

작성일 2019-11-04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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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매·살처분 압박…철원 농가 “일방적 희생 강요”


수매·살처분 참여 저조하자 철원지역 돼지 생축·분뇨 등 다른 지역으로 반출 금지
농장 전용 방문 차량 운행도
농가, 생계 불안 호소 한돈협, 정부 규탄 집회 예고
 
정부가 강원 철원의 돼지 생축과 분뇨를 철원군에서만 이동·처리하도록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철원지역은 물론 전국 양돈농가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3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철원군 양돈농가들에게 보냈다. ▲방역상황 안정 때까지 철원군 돼지 생축과 분뇨는 지역 내에서 이동 처리 ▲철원군 농장만 방문하는 전용차량 지정 운행 등이 공문의 골자다. 다만 불가피한 경우 돼지와 분뇨를 소독·검사해 철원 밖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철원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야생멧돼지 폐사체의 수가 10월31일 기준 6건이나 된다”며 “야생멧돼지에서 사육돼지로의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을 차단하려면 철원에 대한 방역강화가 필요해 이번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달 14일부터 강원 철원·고성지역 남방한계선 10㎞ 이내에 있는 양돈농가(철원 28곳, 고성 2곳)를 대상으로 희망농가에 한해 수매·도태를 신청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희망농가가 소수에 그치자 농식품부는 10월28일 회의를 열고 “10월30일까지 해당 농가들이 수매·도태 신청을 완료하지 않으면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10월30일까지 최종적으로 수매·도태를 희망한 농가는 철원 13곳뿐이다.

이러한 조치에 철원 양돈농가는 물론 전국 양돈농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ASF 비발생지인 철원지역 농가에 수매·도태를 사실상 강요한 것은 ASF 긴급행동지침(SOP) 규정을 뛰어넘는 ‘지나친 조치’라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농가들이 따르지 않자 ‘보복성’으로 내린 조치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철원의 한 양돈농가는 “야생멧돼지 차단·감축에 대한 대책은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ASF 발생사례가 없는 철원지역 사육돼지를 살처분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재입식에 대한 보장도, 생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살처분에 동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양돈농가도 “접경지 농가들은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나면 이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땅을 팔아도 가치가 얼마 안돼 사실상 파산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일부 농가가 신청한 것도 이래저래 힘든 상황이라 돼지를 팔고 아예 업을 접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생산자단체인 대한한돈협회는 “철원지역을 고립화하고 수매·도태를 압박하는 것은 반(反) 민주주의적인 행위”라고 규정했다. 한돈협회는 “농가 동의 없이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정부의 강압적이고 행정 편의주의적인 정책 시행에 반대한다”며 “철원지역의 양돈 고립화가 계속되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총력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철원 양돈농가들은 5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출처: 농민신문 2019.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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