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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상 근거 없어…항체검사방법 신뢰성도 의문”

작성일 2019-12-2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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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상 근거 없어…항체검사방법 신뢰성도 의문”


‘항체형성률 기준미달로 과태료 부과는 위법’ 결정
가축전염병 예방법 따르면 명령대상은 ‘투약’에 한정
‘항체형성률 기준치 충족’은 군수 등이 명령할 수 없어
결정 계기로 이의신청 늘 듯 농가들 “그간 냈던 과태료 돌려받는 방법 찾아볼 터”
농식품부 “당장 현행 기조 바꿀 계획 없어”… 대책 고민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은 충남 예산의 양돈농가 A씨가 제기한 이의신청에서 “항체형성률 기준미달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충남 예산의 양돈농가 A씨가 “구제역 항체형성률 기준미달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제기한 ‘과태료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에 법원이 농가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은 “항체형성률 기준미달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항체형성률 미달로 과태료가 부과될 경우 전국 양돈농가들이 해당 판례를 바탕으로 이의제기에 나설 것으로 보여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과태료 부과는 위법’ 결정 내린 근거는=가축전염병 예방법 15조 1항 1호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가축전염병이 발생하거나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가축의 소유자 등에게 가축에 대하여 ‘검사·주사·약물목욕·면역요법 또는 투약(이하 투약)’의 조치를 받을 것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법원은 하지만 이 명령이 투약에 한정되며, ‘투약의 조치 결과 항체형성률이 일정 수준 이상을 충족할 것’은 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예산군수는 ‘구제역 예방접종을 할 것’을 명하는 고시를 한 뒤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위반행위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 아니라 ‘농장의 항체형성률이 기준치에 미달한 사실’을 위반행위로 해 과태료를 부과했다”면서 “‘항체형성률이 기준치에 미달하지 않게 할 것’은 예산군수가 명령하지 않은 사항일 뿐만 아니라 명령할 수도 없는 사항이므로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백신은 여럿이지만 검사키트는 한종류…결과 단정 못해=정부가 한 종류의 검사키트로 해당 농가의 항체형성률을 검사했다는 사실도 법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법원은 결정서에서 “현재 정부가 허가한 구제역 백신은 세 종류인 점, 그렇지만 해당 농장을 검사했을 땐 한 종류의 키트만 사용한 점, 백신과 키트의 종류에 따라 검사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점 등에 비춰봤을 때 농가가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농가의 항체형성률 검사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법원이 인정한 셈이다. 그러면서 법원은 “오히려 예방접종기록부 등의 자료에 의하면 해당 농가는 돼지에 구제역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지적한 이 문제는 그동안 축산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돼온 내용이다. 현재 농가들이 사용 중인 백신은 영국산 ‘O1 마니사(O1 Manisa)’, 러시아산 ‘O 프리모스키(O Primorsky)’, 아르헨티나산 ‘O1 캄포스(O1 Campos)’ 등 3가지 항원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농가의 항체형성률을 검사할 땐 O1 마니사 항원을 활용한 키트를 일괄적으로 쓰고 있다. 다시 말해 현장에선 O1 마니사 항원을 기준으로만 백신접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다른 항원으로 만든 백신을 사용한 농장에선 정확한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농가들은 “아르헨티나산 백신을 접종한 돼지는 캄포스 항원을, 러시아산 백신을 접종한 돼지는 프리모스키 항원을 기준으로 항체형성률을 검사할 수 있도록 키트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법원의 이번 결정이 앞으로 검사키트 다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의신청하겠다’는 농가 많아…정부·지자체도 대응책 부심=양돈업계는 법원의 이번 결정을 반겼다. 이 판례를 바탕으로 앞으로 항체형성률 기준미달을 이유로 과태료 처분이 나오면 이의신청에 적극 나서겠다는 반응이다. 한 양돈농가는 “그간 내왔던 과태료에 대해서도 되돌려받을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예산군은 물론 농식품부와 충남도는 현재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장은 항체형성률을 기준으로 백신접종 여부를 판단하는 현행 기조를 바꿀 예정은 없다”면서도 “이번 법원의 결정 내용에 대한 내부회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군은 11월말 실시한 구제역 항체검사에서 A씨 농장이 또 기준치에 미달하자 다시 과태료 처분을 내린 상태다. 예산군 관계자는 “10월에 나온 법원 결정에 대해 행정착오로 항고하지 못했지만, 이번에 농가가 이의신청할 것에 대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 2019.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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