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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뇨배출·출하 올스톱…“벌써 3주째, 내가 먼저 죽겠다”

작성일 2019-09-3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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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뇨배출·출하 올스톱…“벌써 3주째, 내가 먼저 죽겠다”

예찰지역·역학관계 농가 난제 2가지

돈사 분뇨저장소 포화 “돼지 발목까지 찰 지경”

경기도, 임시보관 탱크 지원 당장 숨통 틔우지만 임시방편

농가, 전파 우려 공감하지만 축분 문제 해결책 시급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경기 파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생한 지 3주째를 맞았지만 확산사례가 계속 이어지면서 양돈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발생농장 반경 10㎞ 이내 예찰지역 농장은 분뇨반출과 돼지이동이 금지됐고, 역학 관련 농장들도 돼지이동이 막히면서 농가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농가들은 차단방역을 위한 이러한 조치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정부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ASF 발생농장 반경 10㎞ 내에 있는 양돈장들이 돼지분뇨를 반출하지 못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육돈 2000마리 기준으로 날마다 약 10t의 분뇨가 발생하는데, 이들 양돈장의 경우 예찰지역으로 묶여 있어 분뇨를 농장 밖으로 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예찰지역 내 대부분 양돈장의 분뇨저장능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 발생농장에서 10km 내에 있는 한 농가는 “그동안 분뇨를 위탁처리해왔기 때문에 슬러리 피트(돈사 내 분뇨저장소) 외에 별도의 저장탱크가 없다”며 “그나마 슬러리 피트마저도 가득 차 있는 상태여서 오늘내일이면 돼지 발목까지 분뇨가 차오를 지경”이라고 전했다. 슬러리 피트는 보통 돈사 바닥 아래에 70~80㎝가량 공간을 둬 돼지가 분뇨를 배출하면 자동으로 이곳으로 떨어지게 해 저장·처리하는 구조다. 3주째 분뇨배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 공간의 바닥에서부터 분뇨가 가득 차올라 이제는 돼지 몸에 묻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진 것이다.

 

특히 ASF 확진판정이 나오기 전부터 추석(9월13일) 연휴로 인해 분뇨 처리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농장이 많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 연천의 한 양돈농가는 “추석 직전부터 지금까지 3주 넘게 분뇨를 빼지 못하고 있고, 우리와 같은 농장이 주변에 상당수”라며 “계속 확진농장이 생겨 방역대 해제시점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농가들의 어려움이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경기도는 긴급대책을 내놨다. 도는 26일 재난관리기금을 활용해 섬유강화플라스틱(FRP) 탱크를 지원하는 내용의 공문을 도내 시·군 축산정책부서에 내려보냈다. 도 관계자는 “ASF 발생 시·군뿐만 아니라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으로 가축분뇨 반출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농가들에 임시보관 탱크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RP 탱크를 활용하는 긴급대책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농가들이 적지 않다. 이운상 대한한돈협회 파주시지부장은 “FRP 탱크의 최대 용량이 10t인데, 수백마리를 키우는 소규모 농장이야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2000마리 이상 키우는 농장은 하루에 탱크가 한개 이상씩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 방식으로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현 상황에서 분뇨를 반출했다가는 질병전파 우려가 크다는 걸 농가들도 공감해 더 요구하기는 어렵지만, 계속 넘치는 분뇨를 해결할 대책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ASF 발생지인 인천 강화는 FRP 탱크공급과 같은 대책조차 없는 실정이다. 강화지역에서 ASF 확진판정을 받은 농가는 27일 기준 5곳에 이른다. 사실상 군 전체가 예찰지역으로 묶인 것이다. 조규성 한돈협회 강화군지부 사무국장은 “경기도에서 각 농가에 FRP 탱크를 지원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인천광역시 소속의 강화군은 아직 관련 지원책이 나온 게 없다”고 밝혔다. 조 사무국장은 “군내 3만8000마리 돼지 중 3분의 1이 살처분되고 있지만 여전히 남은 3분의 2에 대한 분뇨해결은 시급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강화군 관계자는 “경기도가 FRP 탱크를 지원한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지만 아직 강화군에는 해당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의해 강화군도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201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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