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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협의한 수급조절이 왜 잘못…농식품부가 책임져라”

작성일 2021-08-03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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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금업계 정부와 협의한 수급조절이 왜 잘못농식품부가 책임져라
 
농축산연합회·가금단체들
상복 입고 모르쇠 정부규탄
수천억원 과징금 부과 땐
가금산업 전체 몰락 우려
 
지난 726일 세종시 농식품부 앞. 닭과 오리의 영정사진이 걸려 있다. 가금 관련 단체장(이홍재 대한양계협회장, 김상근 한국육계협회장, 문정진 한국토종닭협회장, 김만섭 한국오리협회장)들은 상복을 입었다. 한국농축산연합회와 가금단체들이 농식품부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홍재 회장은 가슴이 먹먹하다고 표현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4년째 실시하고 있는 가금 산업 조사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를 규탄하기 위해 진행된 기자회견의 풍경이다.
 
이날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생산자를 보호하고 육성해야 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이 같은 상황을 방관하는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지적했고 가금 단체장들은 농식품부가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책임을 회피한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가금 관련 단체, 업체 등에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경우 가금농가를 비롯한 가금 산업 전체가 몰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농식품부의 적극적인 대처, 공정위의 조사 중단 등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보관기간 짧고 수급 불안 빈번
정부 시장 개입 불가피
공정위와 협의 안해 담합 해석
농식품부 잘못책임회피 분통
 
공정위와 협의, 누가 해야 하는가 =육계업계에 따르면 20138월부터 20176월까지 닭고기수급조절협의회는 총 11차례 열렸다. 이 중 농식품부 관계자는 10차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830일 열린 제1차 회의에 당시 김종구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이 참석했고 2014년 닭고기 수급 전망 및 대책을 협의한 2차 회의(20131227)에도 김 과장이 참여했다. 2014421일 열린 닭고기수급조절협의회 실무추진단 회의에서는 2014 ()종계 수급 전망 및 대책이 안건으로 다뤄졌고 당시 서재호 축산경영과 서기관이, 원종계 수급조절대책을 논의한 20141024일 실무자회의에는 주동철 사무관이 각각 참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가 닭고기 수급 조절에 직접 참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제5(수급조절 등)와 축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등의 법률에 따라 농식품부와 육계업계가 협의를 통해 닭고기 수급조절을 추진한 것이다.
 
문정진 토종닭협회 회장은 726일 농식품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축산물은 보관기간이 짧고 자연재해 등 수급 불균형이 빈번해 정부의 시장개입이 불가피하다. 헌법은 물론 농안법(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과 축산법, 축산자조금법 등에 국가 책임을 규정하고 정부의 시장개입 근거 규정이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단적인 예로 육계 가격(1·대 기준)은 지난해 1월 평균가격이 1174원이었지만 올 11990원으로 올랐다. 이후 31427, 51253원으로 하락세를 보인 육계 가격은 6월 평균 1223원까지 추락했다. AI 발생과 그에 따른 살처분, 소비 감소 등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에 의해 육계 가격이 등락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정진 회장은 “AI, 장마, 축산 관련 부정적인 뉴스 등으로 가격은 급격히 하락하고 어쩔 수 없이 농식품부와 협의해 수급 조절을 진행한다. 그리고 수급 조절 결과까지 (농식품부에) 보고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금업계는 농식품부와 협의를 통해 수급 조절을 진행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담합으로 해석하고 있다.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제5(수급조절 등)에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생산조정 또는 출하조절을 할 수 있다고 명시됐지만 공정위와 협의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재 대한양계협회 회장은 이번 사태의 해법은 간단하다. 공정위와 협의 문제는 농식품부와 공정위 간 문제다. (공정위와 협의하지 않은) 농식품부에 잘못이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우·돼지 등 타 품목도 우려
 
다른 품목까지 영향 우려 =축산업계를 비롯한 농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가금업계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가금산물은 물론 한우·돼지·마늘·양파 등의 농축산물도 농식품부와 협의를 통해 수급 조절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와 협의하지 않은 모든 수급 조절은 공정거래법에 저촉된다는 것이냐는 문정진 회장의 말처럼 공정위의 가금업계 조사가 다른 품목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부총장은 공정위의 이번 가금업계 조사 건은 가금업계를 넘어 현재 정부가 우리 농축산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가격이 떨어질 때에는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다가, 가격이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물가를 잡는다는 미명하에 농축산물 가격을 떨어뜨리는 데에만 혈안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축산물 자조금이라는 것도 소비·홍보 촉진은 물론 농가 보호 목적 아래 수급을 조절하는 역할도 중요한데, 공정위의 이번 과징금 건은 이런 농축산업계의 자조금 역할을 무력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농산물도매시장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1월 서울고등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위탁수수료 담합 혐의로 가락시장 5개 도매법인에 부과한 116억원의 과징금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도매법인들이 위탁수수료를 결정하기 위해 모인 사실(사실상 담합행위)은 인정하면서도, 기존 거래금액의 4%에서 표준하역비를 더한 행위가 오히려 법인 간 위탁수수료 상향 경쟁(최대 7%)을 비롯한 시장의 불안전성을 제거해 출하자 하역비 부담을 경감하는 등 공적인 역할에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도매법인 한 관계자는 “2002년 가락시장 도매법인들이 위탁수수료를 합의한 것은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농업인 하역비 부담 경감 및 합리적인 하역비 결정을 위한 요청에 따른 것이었고 대다수의 농민단체도 이에 동의했다재판부에서도 농가 부담 완화 등 공적인 역할을 높이 봤고, 이번 가금업계건도 공적인 역할을 수행했느냐가 무엇보다 우선시돼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김현수 장관이 공정위와 협의과징금 부과 막아야
 
가금업계 요구 =가금업계는 김현수 장관을 비롯해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적극 나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김만섭 한국오리협회 회장은 농식품부가 시키는 대로 우리는 수급 조절했다. 그런데 왜 우리가 죄인이 돼야 하느냐김현수 장관은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직접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가금농가들의 어려움을 알려라고 촉구했다.
 
문정진 회장도 공정거래법 제58(법령에 따른 정당한 행위)를 보면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가 다른 법률 또는 그 법률에 의한 명령에 따라 행하는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됐다. 가금단체들이 농식품부의 행정 지도를 받아 추진한 수급 조절은 공정거래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홍재 회장은 수급 조절은 국가 책무이자 정당한 행위임을 농식품부가 공정위에 소명하고 입증해야 한다. 그래야 이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농식품부는 공정위와 즉각 협의해 잘못된 조사와 과징금 부과가 중단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협의·조사 중구체적 답변 피해
 
정부 입장은? =농식품부와 공정위는 이 사안에 대해 서로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정위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과 관계자는 아직 과징금 관련 일정이 잡힌 것은 없고, 현재 농식품부와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수급조절 대응이었다는 가금업계 주장에 대해선 현재 조사가 진행되는 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답변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박홍식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도 지난 726일 농축산연합회와 가금단체가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달한 직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사 관련) 공정위 요청에 자료를 전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 202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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