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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한돈 12월호] 유로티어(Eurotier) 참관기, 역시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었다

작성일 2022-12-02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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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티어(Eurotier) 참관기, 역시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었다

 
박성원 부장/컨설턴트
㈜한별팜텍


필자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지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유로티어를 참관하고 왔다. 필자가 속해 있는 회사의 해외 협력사들을 짧은 시간 내에 다 만나고 인터뷰하고 협의까지 마치고 와야 했기 때문에 하루하루 눈코 뜰 새 없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던 시간이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번 유로티어를 몇 가지 핵심 단어로 정의하자면 다음과 같다. 저인력, 저에너지 소모, 환경(친화 및 극복)이 바로 그것이다.
 
  1. 우리 한돈산업도 저인력(낮은 노동집약적)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흔히 스마트팜이라고 일컬어지는 부분에 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더 심각하게 다가올 고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에 세계 농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 한돈 산업이 어떻게 체질개선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이번 유로티어에서 엿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도 저인력(낮은 노동집약적)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인공지능이나 프로그램이 판단하고 사람에게 지시를 내려서 문제를 해결하게 만드는 것이 스마트팜이 아니다. 인공지능이나 프로그램 자체가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스마트팜이다. 최저임금을 비롯한 인건비는 매년 오를 것이고, 숙련도 있는 사람의 숫자는 감소할 것이며, 노동시간은 감축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닌가? 우리보다 이 문제를 먼저 맞닥뜨린 것이 유럽이고, 그 대응이 흥미롭다.





<그림 1> 다양한 자동 로봇수세기 제품들. 사람들이 잠자는, 시간 로봇은 잠들지 않는다


대표적인 제품이 로봇 수세기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배터리로 움직였고, 최신 제품의 경우 1회 충전으로 40시간 가까이 수세가 가능했다. 돈방을 비운 후 가장 하기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 아마 수세작업일텐데 로봇은 잠을 자지 않고 밤 새도록 수세가 가능하지 않은가? 수세에 투입되는 노동력을 간호분만이나 선별출하 등 다른 업무에 활용한다면 바로바로 농장 생산성이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우리 한돈농가도 생각해 봐야한다.
 
  1. 우리 한돈산업도 저에너지 소모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필자가 지난 몇 년 동안 누누이 이야기 해 왔던 저에너지 소모 구조는 역시나 이번 유로티어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더 적은 에너지로 동일한 두수를 생산할 것인가는 전세계 양돈농가의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일례로 대부분의 환기휀 업체들이 에너지 절약형 휀을 앞다투어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2> 에너지 절약형 휀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유럽의 업체들



<그림 3> 돈방온도(붉은색 선)가 자동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국내농장

사람이 아침-점심-저녁-밤 조절하는 온도 컨트롤러로 돼지들은 편안함을 느끼고, 농장주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까? 필자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림 3> 맨 하단에 있는 보라색 그래프가 현재 환절기 외부 온도 변화인데, 20 가까이 외부온도 편차가 있음에도 돈사 내부는 0.5℃ 차이도 나타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것이 진정한 에너지절약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있는 유럽국가들은 급격한 에너지비용 상승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법은 필자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휀스에도 적용되고 있었다. 앞에서 언급한 휀이 아무리 에너지 소비를 줄이려고 해도 휀스가 적절하지 않다면 환기가 잘 이루어 지지 않아 시간 당 환기량에 미치치 못한다는 것을 눈치 챈 선도업체들은 휀스의 디자인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림 4> 각기 다른 업체의 비슷한 휀스구조, 여기에도 에너지 효율이 적용된다

환기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기 전 필자도 대부분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휀스는 그냥 칸막이일 뿐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환기를 하면 할수록 휀스(칸막이)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이번에 유로티어 현장에서 직접 그 설명을 듣다 보니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위에 휀스들은 동그란 환봉의 형태가 아니라 비행기의 날개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그 목적은 더 적은 에너지로 더 나은 돈방 내 공기 흐름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각각의 구조에 디테일(소소한 것)이 있었고 이것은 모방한다고 동일하게 작동되는 것이 아니다.
 
  1. 우리 한돈산업도 환경 친화 및 극복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유로티어에서 필자의 눈을 끈 환경친화 제품은 냄새저감시설이다. 필자도 지금까지는 악취저감 시설이라는 용어를 써 왔는데, 이것은 축산=악취라는 악의적 프레임으로 스스로를 몰아넣은 단어라고 생각되어 앞으로는 냄새저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고 한다. 냄새저감시설은 최근 필자가 속한 한별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부분이라 특히 관심있게 살펴보고 왔다.


<그림 5> 해외업체가 선보이고 있는 설비(좌), 국내에서 한별 자문으로 제작중인 설비(우)


<그림 5>에서 보이는 두가지 사진은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농장의 냄새를 저감하는 시설이다. 돈사에서 사용하는 배기휀에 설치하는 구조인데, 이 냄새저감시설을 철저한 환기량 계산없이 마구잡이로 적용하다 보면 냄새는 감소할지 몰라도 배기량이 부족해 나쁜 공기가 농장 내부로 역류하게 되어 이에 따라 극심한 피해를 볼 수 있다. 무작정 급하게 냄새저감시설을 설치하기 보다 전문가와 상의하고, 철저한 계산에 따라 현장에 적용되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이 냄새저감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유로티어에서 필자의 눈을 끈 환경극복 제품은 무엇일까? 바로 에어필터 제품이다. 국내에서 많은 경우 냄새저감시설과 더불어서 ‘공기정화’라는 것으로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향이 있는데, 필자가 말하는 것은 농장 내부로 입기되는 공기에서 먼지나 바이러스, 세균 등을 제거하는 제품이다. 독자 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공기를 통해서 전파되는 병원체는 지금까지는 막기 어려운 상대였다. 최근 국내 다수의 종돈장과 인공수정센터에서 PRRS가 발생하고 있는 사실만 봐도 공기를 통해 농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질병이 얼마나 막기 어려운지 알 수 있다. 프랑스 종돈장에는 모두 공기정화 시설이 되어 있으며, 심지어 종돈수송 차량에도 공기정화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은 필자가 이미 오래전에 잡지를 통해 소개한 바 있다.





<그림 6> HEPA필터를 사용한 공기정화설비들
유럽국가들에 비해 농장 밀집도가 높은 국내 농장의 경우, 특히 PRRS에 감염된 병력(病歷)이 있는 종돈장나 인공수정센터는 이 공기정화 시설을 반드시 고려해 봐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특히 질병 역학 상 분명하게 질병유입 원인을 찾지 못한 공기 감염 가능성이 있는 질병들은 오염된 공기로 인한 전파도 의심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비용부담 때문에 불가능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유럽 일반 비육농장들도 적용을 시작한 만큼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다만, 공기정화도 냄새저감 장치와 마찬가지로 필터에 의해서 돈사 내로 들어오는 공기에 저항이 생기게 되어 입기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며, 전문가에 의한 철저한 계산 없이 대충대충 설치하면 ‘질식’으로 인해 대량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8대방역시설컨설팅 때문에 필자가 돌아 본 국내 수 백개의 농장들 대부분이 입기량이나 배기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원고에서는 필자가 유로티어를 참관하면서 느꼈던 점들 중 다른 분들이 언급하지 않을 만한 디테일한 부분들을 짚어보았다. 세상에는 우리가 눈을 크게 떠야 보이는 것들 것 참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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