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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 명인을 찾아서] 그룹관리로 질병 문제의 해답을 찾다 - 시리농장 이재국 대표

작성일 2021-10-21 조회수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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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돈 명인을 찾아서] 그룹관리로 질병 문제의 해답을 찾다 - 시리농장 이재국 대표

축산학과에 진학한 첫 해. 이재국 대표는 친구의 농장을 방문하고 현장의 즐거움을 알아버렸다. 그 뒤로 지금까지 농장
운영을 지속해 오고 있지만 힘들거나 고되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는 이재국 대표. 농업마이스터 자격증까지 획득하
며 양돈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통해 효율적인 농장 운영 시스템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협업농장으로 시작한 두리팜
“대학에서 축산학을 전공했어요. 1학년 때 우연히 친구네 집에서 운영하는 농장에 방문했는데 ‘양돈이 내길이다.’라는 생각을 했지요. 농장 일이 얼마나 재미 있었던지 교수님들에게 부탁해서 실습에 참여하고 방학 때 양돈장에서 일을 하면서 대학 졸업 전에 경험을 쌓았어요.”
이재국 대표가 처음부터 자신의 농장을 갖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충분한 경험을 쌓고 난 후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회는 조금 빨리 찾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농장에 들어가서 일했어요. 열심히 일했고 보람도 있었는데, 2006년 안타깝게도 농장이 문을 닫았죠. 이 때 내 농장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협업농장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 바로 두리팜입니다.”
이재국 대표가 처음 농장을 운영할 때부터 진안에서 터를 잡았던 것은 아니다. 고향이 있는 충북에서 본인의 농장을 시작했는데, 농장 부지를 조금씩 사서 규모를 키우다 보니 여기저기 작은 농장들이 많아지는 문제가 생겼다. 동선이 복잡해 관리가 어려웠던 차에 좋은 입지조건의 터가 나왔고 현재 위치에서 시리농장이 다시 문을 열게 됐다.
“우리 농장의 터가 좋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주변에 농장이 많지가 않고, 낮에는 바람이 산꼭대기로 불기 때문에 축사의 냄새가 마을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공기가 맑고 물이 좋아요.”
현재 시리농장의 모돈은 850두. 적정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규모를 더 키울 생각은 당분간 없다고. “효율적인 관리는 품질과도 연관이 됩니다. 무리하게 마리수를 늘리는 것보다 1등급 비율을 더 많이 출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산 품질을 높이는 3주간 그룹관리
시리농장의 농장 운영시스템은 3주간 그룹관리이다. 1주는 교배만, 1주는 분만만, 1주는 이유만 하는 식으로 3주 단위 스케줄로 움직인다.
“그룹관리는 10년 전에 관련 시설을 세팅하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룹관리를 선택하게 된 건 질병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질병 때문에 고민하고 있을 때 그룹관리를 알게 됐죠.” 올인올아웃이 되는 그룹관리는 질병의 연계고리가 끊어지기 때문에 농장에 질병이 돌 위험이 줄어든다. 이재국 대표는 시리농장에 이유폐사율이 낮은 이유도 그룹관리 덕분으로 꼽는다.
“지난달 출하된 비육돈 중 1등급 이상이 90.4%가 나왔습니다. 기존에도 한 달 평균이 85%로 좋은 편이긴 했지만 90%를 넘긴 건 이번달이 처음이죠. 시스템과 직원들의 노력이 합쳐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룹관리에는 생각해야 할 것도 많다. 3주에 시스템이 맞춰져 있다 보니 한 그룹에서 너무 많이 낳으면 밀사가 되고, 더위 피해가 있으면 시설이 가동을 못 할 수도 있다.
“장점이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3주간, 5주간 그룹관리를 많이 시도했는데요, 단점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권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이재국 대표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선택한 방법은 바로 철저한 기록과 관리이다. 그룹생산 현황판과 전산에 교배분만에 관련된 사항을 꼼꼼하게 적고 문제점이 없는지를 체크한다.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이 된 양돈마이스터 과정
이재국 대표는 2017년 3회째 시행된 농업마이스터 시험에서 양돈마이스터 자격증을 획득했다. 일을 하면서 다시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다.
“한돈협회 모임에 참석했을 때 협회장님이 한번 도전해 보라고 권유한 게 시작이었어요. 돼지라는 생물을 더 잘 키우기 위해서는 예전과 같은 방식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좀 더 배워보자는 욕심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늦게 다시 한 공부는 이재국 대표의 시야를 넓혀 주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서 교류하는 과정에서 양돈에만 치우쳐 있던 생각이 바뀌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새로운 지식도 저에게는 큰 자산이 되었지만 더 큰 건 사람이에요. 교수님을 포함해서 좋은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났거든요. 같이 공부한 사람들과는 지금도 꾸준히 만나고 있습니다. 만나서 정보도 나누고 같이 친목도 다집니다. 양돈마이스터 자격증을 획득한 분들과 함께 와게닝대학 스터디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배움을 농장 운영에 접목하는 것도 도움이 됐다. 교수님들의 충고를 받아 2산차 증후군을 해결한 것이 바로 그 예이다.
“초산돈을 이틀 먼저 이유시켜 경산돈이랑 같이 교배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2산차 증후군 피해도 최소화할 수 있고 일괄적으로 교배를 같이 시켜서 관리하기도 편해요. 발정률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됐죠.”
당시 바쁜 와중에도 거의 모든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열심히 공부를 했던 이재국 대표. 수업에 성실히 출강하고 복습과 예습을 빼놓지 않았던 덕분인지 당시 34명의 양돈마이스터 자격증 응시자 중 단 2명만이 합격했는데 그 중 한 명이었다.
“저는 당시 2년 과정으로 들었는데요,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재미있게 다녔습니다. 직원들도 제가 빠진 자리를 메꿔 주고 응원해 주면서 독려해 줬지요. 자격증을 딸 수 있었던 데는 직원들의 협조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 농장
현재 12명의 직원들과 함께 농장을 운영중인 이재국 대표는 2년 전에 직원들의 숙소를 해결하기 위한 건물도 새로 지었다. 그 전까지는 산 위에 있는 슬레이트 건물에서 같이 생활을 했다.
“농장을 운영하려면 결국 사람이 필요해요. 직원들 한 명 한 명이 열심히 일을 해 줘야 성적이 좋아질 수 있지요.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서 하루 8시간 근무와 휴무일은 지켜주려고 합니다.”
시리농장에서 출하되는 상품에 대한 평가는 좋다. 지금까지 거래를 시작해서 먼저 끊은 곳은 없을 정도. 품질은 어느 정도 해결됐으니 이재국 대표의 다음 목표는 생산성 향상이다.
“저희 농장의 생산성적이 평균보다는 높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어요. 저는 MSY25두까지는 생산 성적을 올리려고 합니다.”
현재 벤처팜이라고 해서 두리팜에서 부분투자를 진행한 농장도 생기고 있는 중이다. 조금씩 영역을 넓히면서 한돈산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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